내 가슴에 심겨진 이름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6-06-10 15:44
조회수 8,072
가슴에 심기워진 이름
수요일 저녁 예배가 끝난 후 한 여인이 나에게 다가왔다.
개성이 독특한 이미지를 주는 그는 대뜸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유정옥 사모님이시지요? 제가 사모님께 부탁이 있어서 왔어요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는 죄수를 만나 주실 수 있을련지요?“
당돌할 정도로 당당한 그의 자세는 매사에 자신을 갖는 모습이
그대로 배어나오는 것 같았다.
“그러지요. 만나겠어요.”
나의 너무 쉬운 대답이 오히려 그녀를 거슬리게 했는지
나무라듯 왜 그렇게 쉽게 승낙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당황한 나는 “저 성경에...주님께서 옥에 갇힌 자를 돌아보라고 하셨기 때문에...”
성경에서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나의 단순한 대답에
그녀는 의외라는 듯 머리를 흔들며
“그런데 사모님! 그 죄수가 한국에 수감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미국 시카고에 수감되어 있어요.
그를 만나는 일이 그렇게 단순하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를 만나기 위해 사모님이 미국으로 가야하고
비행기표와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의 경비도 만만치 않은데
사모님이 다 부담하셔야 해요. 그런데도 그를 만나 주시겠어요?.“
“주님께서 그와의 만남을 기뻐하신다면 모든 어러움을 도와 주실거예요.”
그 녀에게서 소개 받은 죄수의 이름은 앤드류이다.
한국 이름은 서승모이고 나이는 32살의 청년이다.
19살에 누나의 동거 남자 친구인 로버트 오두베인을 살인한 혐의로
80년 종신형을 받고 시카고 폰티악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그리고 갇힌 자가 되어 19살부터 32살까지 황금 같은 시간을
고압전기로 둘러쌓인 형무소 담 안에서 살고 있는 청년이다.
나의 시카고 비행기 티켓은 학사 장교로 군대에 가 있는
막내아들이 월급과 보너스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다 보내주어 마련되었다.
앤드류라는 이름을 내 가슴에 심은 날로 부터
나의 가슴은 아들을 형무소에 보낸 어미의 심정이 되어 아리고 쓰렸다.
3월 29일!
그를 알게 된지 보름 만에 나는 앤드류를 만나러 가기 위해 시카고행 비행기에 올랐다.
시카고 공항에서 앤드류의 믿음의 아버지인 김 한철 장로님과 만났다.
아직 꽃샘 추위가 차가운 시카고는 이 도시에 처음 발을 딛는 낯선 이방인을
매섭고 강한 바람으로 맞이해 주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55번 하이웨이를 지나고 데스플레인 강과 캔커키 강을 지나고
또 얼마큼을 갔을까?
폰티악 교도소 감시 전망대가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외국인이여서 면회는 오직 이번 한 번 뿐이다.
인적사항을 자세히 기재하여 미리 면회 신청 해 놓은 서류와 샅샅이 대조 한 후
면회가 수락 되었다.
가방만한 락커룸에 모든 소지품을 집어 넣고 몸수색을 위해
"Shake Down Room" 으로 들어갔다.
교도관의 치밀한 몸수색이 끝나자 면회 허가증을 받았고
보기만해도 두려운 철장 문을 지나
팔에 현광 지문을 받은 후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에서의 기다림은 한 시간이 넘었다.
대기실에서 내다본 복도에 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오고 가는 것을 보며
면회 대기인 중 한 사람이 오늘 감옥소 내부에서 심각한 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앤드류를 만나기 전에 또 한 번 방에 들어가 몸수색을 하였다.
교도관은 내 옷의 솔기까지 살필 정도로 세밀했다.
면회실 줄이 그어져 있는 곳에 앤드류가 서 있었다.
운동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스타트 라인처럼 앤드류의 발은 그 선을 지키고 서 있었다.
철저히 교도관의 지시에 따르는 어린아이같은 모습이었다.
누가 그를 보고 사람을 죽인 흉악범이라고 추측이나 할 수 있을까?
모진 세월이 그대로 멈춘 듯 소년의 맑은 눈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유리로 가로 막힌 저 편에 앤드류의 얼굴이 있었다.
건장한 몸과 준수하고 반듯한 얼굴
맑고 따뜻한 눈빛을 가진 앤드류는 비장한 각오를 한 목소리로
"사모님! 저에게 무엇이든 질문하세요."라고 말했다.
"앤드류야! 나는 너에게 질문하러 온 것이 아니야
나는 너를 고스란히 느끼러 왔어.
너의 사랑, 너의 미움, 너의 절망과 분노, 그리움과 외로움...너의 모든 것을..."
그렇게 말하며 나는 내 손바닥을 유리창에 대었다.
그 순간 앤드류의 가슴에 가득 담긴 눈물이 내 눈에서 뜨겁게 쏟아져 내렸다.
울고 있는 나를 쳐다보는 앤드류의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19살에 이 철창 안에 갇힌 내 아들이 서 있는 것 같았다.
내 사랑하는 아들의 모진 외로움과 견딜 수 없는 쓰라린 고통이
처절하게 어미의 가슴에 느껴져 왔다.
아들아! 나는 너를 느끼고 있다.
목이 메이고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뭉클 올라왔다.
유리창에 댄 내 손바닥에 따뜻함이 느껴졌다.
앤드류의 손이 유리 저 편에서 내 손에 포개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한 마디의 말도 못한채
소리없이 울기만 하였다.
주님은 우리의 만남을 말이 아닌 진실한 가슴으로 만나게 하였다.
수요일 저녁 예배가 끝난 후 한 여인이 나에게 다가왔다.
개성이 독특한 이미지를 주는 그는 대뜸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유정옥 사모님이시지요? 제가 사모님께 부탁이 있어서 왔어요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는 죄수를 만나 주실 수 있을련지요?“
당돌할 정도로 당당한 그의 자세는 매사에 자신을 갖는 모습이
그대로 배어나오는 것 같았다.
“그러지요. 만나겠어요.”
나의 너무 쉬운 대답이 오히려 그녀를 거슬리게 했는지
나무라듯 왜 그렇게 쉽게 승낙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당황한 나는 “저 성경에...주님께서 옥에 갇힌 자를 돌아보라고 하셨기 때문에...”
성경에서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나의 단순한 대답에
그녀는 의외라는 듯 머리를 흔들며
“그런데 사모님! 그 죄수가 한국에 수감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미국 시카고에 수감되어 있어요.
그를 만나는 일이 그렇게 단순하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를 만나기 위해 사모님이 미국으로 가야하고
비행기표와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의 경비도 만만치 않은데
사모님이 다 부담하셔야 해요. 그런데도 그를 만나 주시겠어요?.“
“주님께서 그와의 만남을 기뻐하신다면 모든 어러움을 도와 주실거예요.”
그 녀에게서 소개 받은 죄수의 이름은 앤드류이다.
한국 이름은 서승모이고 나이는 32살의 청년이다.
19살에 누나의 동거 남자 친구인 로버트 오두베인을 살인한 혐의로
80년 종신형을 받고 시카고 폰티악 형무소에 수감되었다.
그리고 갇힌 자가 되어 19살부터 32살까지 황금 같은 시간을
고압전기로 둘러쌓인 형무소 담 안에서 살고 있는 청년이다.
나의 시카고 비행기 티켓은 학사 장교로 군대에 가 있는
막내아들이 월급과 보너스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다 보내주어 마련되었다.
앤드류라는 이름을 내 가슴에 심은 날로 부터
나의 가슴은 아들을 형무소에 보낸 어미의 심정이 되어 아리고 쓰렸다.
3월 29일!
그를 알게 된지 보름 만에 나는 앤드류를 만나러 가기 위해 시카고행 비행기에 올랐다.
시카고 공항에서 앤드류의 믿음의 아버지인 김 한철 장로님과 만났다.
아직 꽃샘 추위가 차가운 시카고는 이 도시에 처음 발을 딛는 낯선 이방인을
매섭고 강한 바람으로 맞이해 주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55번 하이웨이를 지나고 데스플레인 강과 캔커키 강을 지나고
또 얼마큼을 갔을까?
폰티악 교도소 감시 전망대가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외국인이여서 면회는 오직 이번 한 번 뿐이다.
인적사항을 자세히 기재하여 미리 면회 신청 해 놓은 서류와 샅샅이 대조 한 후
면회가 수락 되었다.
가방만한 락커룸에 모든 소지품을 집어 넣고 몸수색을 위해
"Shake Down Room" 으로 들어갔다.
교도관의 치밀한 몸수색이 끝나자 면회 허가증을 받았고
보기만해도 두려운 철장 문을 지나
팔에 현광 지문을 받은 후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에서의 기다림은 한 시간이 넘었다.
대기실에서 내다본 복도에 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오고 가는 것을 보며
면회 대기인 중 한 사람이 오늘 감옥소 내부에서 심각한 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앤드류를 만나기 전에 또 한 번 방에 들어가 몸수색을 하였다.
교도관은 내 옷의 솔기까지 살필 정도로 세밀했다.
면회실 줄이 그어져 있는 곳에 앤드류가 서 있었다.
운동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스타트 라인처럼 앤드류의 발은 그 선을 지키고 서 있었다.
철저히 교도관의 지시에 따르는 어린아이같은 모습이었다.
누가 그를 보고 사람을 죽인 흉악범이라고 추측이나 할 수 있을까?
모진 세월이 그대로 멈춘 듯 소년의 맑은 눈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유리로 가로 막힌 저 편에 앤드류의 얼굴이 있었다.
건장한 몸과 준수하고 반듯한 얼굴
맑고 따뜻한 눈빛을 가진 앤드류는 비장한 각오를 한 목소리로
"사모님! 저에게 무엇이든 질문하세요."라고 말했다.
"앤드류야! 나는 너에게 질문하러 온 것이 아니야
나는 너를 고스란히 느끼러 왔어.
너의 사랑, 너의 미움, 너의 절망과 분노, 그리움과 외로움...너의 모든 것을..."
그렇게 말하며 나는 내 손바닥을 유리창에 대었다.
그 순간 앤드류의 가슴에 가득 담긴 눈물이 내 눈에서 뜨겁게 쏟아져 내렸다.
울고 있는 나를 쳐다보는 앤드류의 눈에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19살에 이 철창 안에 갇힌 내 아들이 서 있는 것 같았다.
내 사랑하는 아들의 모진 외로움과 견딜 수 없는 쓰라린 고통이
처절하게 어미의 가슴에 느껴져 왔다.
아들아! 나는 너를 느끼고 있다.
목이 메이고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뭉클 올라왔다.
유리창에 댄 내 손바닥에 따뜻함이 느껴졌다.
앤드류의 손이 유리 저 편에서 내 손에 포개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한 마디의 말도 못한채
소리없이 울기만 하였다.
주님은 우리의 만남을 말이 아닌 진실한 가슴으로 만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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