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을 틔우고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8-09-04 19:45

조회수 3,595

싹을 틔우고


내가 밤마다 글을 쓴 이유는 사랑하는 남편을, 아들을 잃고 마음 아파하는 이웃들과
모진 질병과 가난, 실패로 힘들고 지친 영혼들에게 아주 작은 위로라도 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래서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게 되었는데 그 글들이 묶어져서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책으로 나올 거라도 예측도 못했으니 더구나 내 책이 판매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받은 명단을 놓고 선금을 낸 수량대로 책을 포장하여 며칠 동안 우체국 택배로 발송했다.
3000권이 나왔는데 1000권은 발송하고 2000권이 남았다.
나는 이 책들을 내 평생 동안  두고두고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9월 어느 날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가 나를 찾아와 인터뷰를 하겠다고했다.
나는 “기자 양반 이렇게 딱한 부탁을 왜 하오.
선생님이 아이들 가르치고 인터뷰 하는 것 봤소?
또 의사가 환자 고쳐 놓고 인터뷰 하는 것 봤소?
하물며 목회자 사모가 이웃을 위해 조금 일하고 인터뷰한다면 그것은 너무 부끄러운 일이오.“
단 번에 거절 했으나 기자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를 찾아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단 한마디도 더하거나 빼지 않고 진실하게 기사를 써 줄 것을 약속받고 인터뷰를 해 주었다.
그 이튿날 동아일보 사회면 전면에 내 기사가 났다.
방송이나 미디어의 힘이 그렇게 큰 것인지
신문에 기사가 나가자 곳곳에서 내 책을 찾게 되어 남아 있던 2000권이 다 나갔고
새로운 주문이 쇄도했다.
내 책은 출판되자마자 2쇄, 3쇄에 들어갔다.
책 출판비도 없었던 나의 사정을 아시는 하나님이
한 푼도 안들이고 동아일보에 대대적인 광고를 내 준 셈 이었다.
그 이후 내 책은 아무런 광고도 없이 술술 팔려 나갔다.
주님은 책을 판매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는 나를 위하여 기발한 전략을 세워 두었는데
그 방법은 바로 입소문 전략이었다.
신문 방송으로 대대적인 광고가 나가면 독자들은 그 책이 어떤 책인지 몰라도
군중 심리로 우르르 사게 된다.
그러나 반대적인 심리가 있는데 책을 읽지 않고도 그 책을 알고 있다고 간주하게 되는 경우다.
그런데 입소문으로 그 책을 알게 된다면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안달증이 생긴다.
더구나 그 내용이 좋다면 마치 아무도 모르는 보화를 자기만이
발견한 기쁨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 또 입소문을 내는 것이다.
내 자리가 전혀 없던 서점들이 하나, 둘 내 책을 좋은 자리에 진열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주님은 그 작은 겨자씨 한 알의 싹을 틔우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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