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6-04-09 04:28
조회수 1,946
유리창 1
현호는 그 곳에 있었다.
방음으로 된 교회 모자실 유리창 너머에서
예배 시간 내내 얼마나 뛰고 노는지
다른 아이들도 현호처럼 덩달아 유리창을 부서져라 두드린다.
예배가 끝난 후
다른 아이 어머니 앞에 손을 비비며 미안해하는
현호엄마는 사과하는 모습이 항상 얌전하다.
제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한 뼘이나 큰 현호는
오늘도 모자실 유리창 너머에서 또 사고를 쳤나보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현호는 공부도 잘했고
연약한 다른 아이들을 보호해주며 무럭무럭 잘 자라났다.
얌전한 현호엄마가 다른 사람에게 입을 떼는 것은
아들 자랑 할 때 뿐이었다.
현호는 지금 교회 모자실 유리창 너머에 있다.
유리창 2
현호는 그 곳에 있었다.
통통하던 얼굴이 핼쓱해졌지만 눈빛 만은 맑게 빛나고 있다.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감기를 계속 앓는다는 현호 엄마의 말은
"사모님! 어떡해요. 현호가 백혈병이래요."
하늘이 무너지는 선고를 받은후.
수없는 항암치료는
현호의 탐스런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더니
잘생긴 얼굴은 반쪽을 만들고
쑥쑥 자라나던 현호의 성장을 멈추게 했다.
현호는 엄마와 우리를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서
유리창 문 가까이 왔다.
아직도 장난끼가 여전한
현호를 우리는 외로히 그 곳에 홀로 둘 수 밖에 없다.
현호는 지금 무균실 유리창 너머에 있다.
유리창 3
현호는 그 곳에 있었다.
얼굴과 손과 발엔 거미줄처럼 고무 호스가 끼어져 있다.
"엄마! 나 예수님을 만났어."
현호가 혼수상태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었다.
병원에서는 오늘밤이 어려우니 마지막 임종 예배를 드리라고
목사님과 친지들을 면회시킨 날로부터 21일 낮과 밤을
혼자 있는 것을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현호를 우리는 외로히 그 곳에 홀로 둘 수 밖에 없다.
현호는 지금 중환자실 유리창 너머에 있다.
유리창 4
현호는 그 곳에 있다.
마치 잘 길들여진 것처럼
그들이 하는대로 자기의 몸을 맡기운 채로.
현호가 그토록 입고 싶어하던 교복이 아닌
깔깔한 베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옷을 갈아입히는 것은 엄마의 손길 뿐이여야 했던 현호는
왜 낯선 저들이 옷을 벗기고
옷을 입히는 데도 소리 지르지 않을까?
현호의 아픈 몸을 아량곳하지 않고
꽁꽁 묶어대는 저 곳에 현호는 홀로 있다.
얼굴을 돌이켜 이 곳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 잘 듣는 아이가 되어 조용하다.
이 유리창은 자꾸 흐려져 현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현호는 지금 입관실 유리창 너머에 있다.
유리창 5
현호는 그 곳에 있었다.
친구들과 작별하는 해맑은 웃음은
이젠 현호의 사진 속에서만 있다.
"사모님! 새벽녁에 현호가 천사들과 뛰어 노는 모습을 보았어요.
내가 현호야! 현호야! 불렀지만
천사들과 뛰노느라 정신이 없는지 대답도 안해요.
그래 그 곳이 그렇게 좋으면 거기서 뛰놀거라
이러면서 현호를 보냈어요
그런데 그렇게 현호를 보내고 나니
마음이 날아갈 것 같이 기쁘네요."
16살 꽃봉오리 같은 아들을 저 하늘로 보내는 어머니!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아니면 누가 그를 위로할 수 있겠는가!
현호 아빠의 참았던 슬픔이 한꺼번에 터졌다.
눈물의 온기로 유리창은 또다시 희뿌옇게 흐려졌다.
현호는 저 곳에서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개짓을 하고 있다.
현호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이미 천사들이 그를 영접하러 내려와 있기 때문이다.
현호는 이 땅에서의 마지막 땅인 벽제 화장터에 와 있다.
현호는 지금 저 곳에서 육신의 옷을 훌훌 벗고 있다.
다시는 질병의 고통이 없고, 다시는 눈물이 없는 곳
다시는 이별이 없는 영원한 천국으로 들어 가기 위하여
현호는 지금 저 천국의 유리창 너머에 있다.
현호는 그 곳에 있었다.
방음으로 된 교회 모자실 유리창 너머에서
예배 시간 내내 얼마나 뛰고 노는지
다른 아이들도 현호처럼 덩달아 유리창을 부서져라 두드린다.
예배가 끝난 후
다른 아이 어머니 앞에 손을 비비며 미안해하는
현호엄마는 사과하는 모습이 항상 얌전하다.
제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한 뼘이나 큰 현호는
오늘도 모자실 유리창 너머에서 또 사고를 쳤나보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현호는 공부도 잘했고
연약한 다른 아이들을 보호해주며 무럭무럭 잘 자라났다.
얌전한 현호엄마가 다른 사람에게 입을 떼는 것은
아들 자랑 할 때 뿐이었다.
현호는 지금 교회 모자실 유리창 너머에 있다.
유리창 2
현호는 그 곳에 있었다.
통통하던 얼굴이 핼쓱해졌지만 눈빛 만은 맑게 빛나고 있다.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감기를 계속 앓는다는 현호 엄마의 말은
"사모님! 어떡해요. 현호가 백혈병이래요."
하늘이 무너지는 선고를 받은후.
수없는 항암치료는
현호의 탐스런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더니
잘생긴 얼굴은 반쪽을 만들고
쑥쑥 자라나던 현호의 성장을 멈추게 했다.
현호는 엄마와 우리를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서
유리창 문 가까이 왔다.
아직도 장난끼가 여전한
현호를 우리는 외로히 그 곳에 홀로 둘 수 밖에 없다.
현호는 지금 무균실 유리창 너머에 있다.
유리창 3
현호는 그 곳에 있었다.
얼굴과 손과 발엔 거미줄처럼 고무 호스가 끼어져 있다.
"엄마! 나 예수님을 만났어."
현호가 혼수상태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었다.
병원에서는 오늘밤이 어려우니 마지막 임종 예배를 드리라고
목사님과 친지들을 면회시킨 날로부터 21일 낮과 밤을
혼자 있는 것을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현호를 우리는 외로히 그 곳에 홀로 둘 수 밖에 없다.
현호는 지금 중환자실 유리창 너머에 있다.
유리창 4
현호는 그 곳에 있다.
마치 잘 길들여진 것처럼
그들이 하는대로 자기의 몸을 맡기운 채로.
현호가 그토록 입고 싶어하던 교복이 아닌
깔깔한 베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옷을 갈아입히는 것은 엄마의 손길 뿐이여야 했던 현호는
왜 낯선 저들이 옷을 벗기고
옷을 입히는 데도 소리 지르지 않을까?
현호의 아픈 몸을 아량곳하지 않고
꽁꽁 묶어대는 저 곳에 현호는 홀로 있다.
얼굴을 돌이켜 이 곳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 잘 듣는 아이가 되어 조용하다.
이 유리창은 자꾸 흐려져 현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현호는 지금 입관실 유리창 너머에 있다.
유리창 5
현호는 그 곳에 있었다.
친구들과 작별하는 해맑은 웃음은
이젠 현호의 사진 속에서만 있다.
"사모님! 새벽녁에 현호가 천사들과 뛰어 노는 모습을 보았어요.
내가 현호야! 현호야! 불렀지만
천사들과 뛰노느라 정신이 없는지 대답도 안해요.
그래 그 곳이 그렇게 좋으면 거기서 뛰놀거라
이러면서 현호를 보냈어요
그런데 그렇게 현호를 보내고 나니
마음이 날아갈 것 같이 기쁘네요."
16살 꽃봉오리 같은 아들을 저 하늘로 보내는 어머니!
하나님의 크신 위로가 아니면 누가 그를 위로할 수 있겠는가!
현호 아빠의 참았던 슬픔이 한꺼번에 터졌다.
눈물의 온기로 유리창은 또다시 희뿌옇게 흐려졌다.
현호는 저 곳에서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개짓을 하고 있다.
현호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이미 천사들이 그를 영접하러 내려와 있기 때문이다.
현호는 이 땅에서의 마지막 땅인 벽제 화장터에 와 있다.
현호는 지금 저 곳에서 육신의 옷을 훌훌 벗고 있다.
다시는 질병의 고통이 없고, 다시는 눈물이 없는 곳
다시는 이별이 없는 영원한 천국으로 들어 가기 위하여
현호는 지금 저 천국의 유리창 너머에 있다.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