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노숙인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8-01-0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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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새벽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 새벽이었다. 안타깝게도 가장 많은 노숙인들이 모여든 날이기도 하다. 구름같이 밀려드는 노숙인들 사이에서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아빠의 등 뒤에서 너무 추워 잠을 이루지 못하는 네 살된 남자아이와 엄마의 등 뒤에서 배고픈 울음을 울고 있는 4개월 된 갓난아기의 소리였다. 가족 전체가 노숙인이 되어 거리로 내쫓긴지 열흘. 서울역사에서 수없이 내쫓기며 토끼잠을 자고 굶주린 배고픔으로 우리가 급식을 나누어 주고 있는 남대문 5가 지하도에 왔다. 아빠와 엄마는 한 그릇의 국밥을 먹었지만 아빠의 등 뒤에 업힌 이 어린 아들은 무엇을 먹을 수 있을까? 벽을 향하여 얼굴을 가리고 밥을 먹고 있는 엄마에게 다가가 아이들은 무엇을 먹느냐고 물으니 네 살짜리 아들은 밥을 먹기에 지금 배식 받은 밥을 조금 남겨 두었고 4개월 된 아이는 젖을 먹는데 젖이 안나와서 울기만 한다고 했다. 엄마가 굶주리니 젖이 나올 리 없다. 분유를 먹이자고 하니 분유병도 없고 뜨거운 물을 구할 곳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쎈터가 남자와 여자의 센터로 구별되어 있어서 가족은 쎈터에 들어가기도 막막하기만 하다. 어찌하든 가족 노숙인을 돕기 위해 중림동 센터에 올 것을 권유했다. 세밑의 가장 추운 오늘, 부디 그들이 중림동 쎈터에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