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맛사지 스팀 맛사지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6-04-09 04:58
조회수 3,457
내 책 (울고 있는 사람과 함께 울 수 있어서 행복하다)이
많은 독자에게 읽혀지면서 사람들이 나를 생각하는 이미지는
크고 강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나보다.
나에게 간증집회 요청을 해서 집회를 하러 가면
한결같이 나의 외모에 걱정스러운 표정과 심지어는 한숨을 쉬는 사람도 있다.
나의 실체를 보게 되면
“저렇게 작은 사람이 3-4일 연속되는 간증 집회를 과연 해낼 수 있을 것인가?”
하고 한심해 보이는 것이다.
또 다른 이미지는 일을 많이 하니까 손이 거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가보다.
하긴 일을 조금도 안 한다 해도 내 나이 50이니 당연한 생각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가장 많이 받는 선물은 핸드 크림이다.
심지어 노숙자들도 핸드 크림을 선물로 준다.
나는 핸드 크림을 받을 때마다 더 열심히 일하라고 주는 격려의 선물임을 잊지 않는다.
그러나 받기만 했지 한 번도 바르지 못했다.
그것은 손에 물기가 마르지 않으니 한가로이 바를 여유가 없고
손이야 일하라고 있는 지체이니 일하는 손이 가장 아름답고 귀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손이 거칠어지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누구든지 나를 만나면 손부터 살핀다.
나는 장갑을 끼고는 일을 못한다.
더 솔직히 말하면 설거지 할 때 손에 와 닿는 시원한 물의 감촉이 참 좋다.
내 손을 잡아 본 사람들이 내 손이 생각했던 것보다 덜 거칠다고 의아해 하면 나는 그 비결을 서슴없이 가르쳐 주는데
“자연 물맛사지 덕분!”이라고 귀띔해준다.
내가 12식구의 맏며느리로 시집을 가서
산더미 같은 그릇을 닦다가 힘이 들면
많은 그릇을 쉽게 닦는 방법을 친정어머니에게 물어 보곤 했다.
어머니는 닦을 그릇을 옆에 놓지 말고 뒤에 놓고 닦으라고 했다.
닦을 그릇을 앞이나 옆에 놓고 일을 하면
“아직 닦아야 하는 그릇이 이렇게 많구나!” 하면서
한숨만 쉬게 되고 힘이 들지만
닦을 그릇을 뒤에 두고 일을 하면 닦아 놓은 깨끗한 그릇만 헤아리게 되어
힘이 들지 않는다고 하셨다.
월요일에 일산 쎈터에 가서 설거지를 할 때
노숙자들이 먹고 난 700개의 그릇을 쌓아 놓으니 산더미 같았다.
다른 봉사자들이 설거지 할 그릇을 보기만 해도 질린다고 했다.
나는 오랜 시집살이의 노하우를 그들에게 알려 주었다.
닦을 그릇을 뒤에 놓고 일하였는데 모두 기뻐하며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젊은 봉사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손이 거칠어지는 것이다.
그릇을 다 설거지 하는데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4시간 자연 물맛사지의 효과를 알게 되면
너도 나도 서로 설거지 하겠다고 쟁탈전이 벌어질 것을
나는 자신 있게 전하고 싶다.
나의 친정어머니는 많은 식구의 맏며느리인 내가
행여 힘들지 않도록 좋은 말씀을 때를 따라 주시곤 했다.
한 번은 더운 여름에 김이 나는 밥을 푸려니
얼굴에 김이 서리고 땀이 나서 짜증이 났다.
“이 시대에 이렇게 많은 식구의 밥을 해야 하는 나의 처지라니...”
그 짜증을 말했더니
어머니는 예로부터 김 나는 밥을 푸는 일은 딸에게 시키고
콩 볶는 일은 며느리에게 시킨단다.
김 나는 밥을 푸면 얼굴이 저절로 예뻐진다고 하시면 나를 달래셨다.
그 뒤로는 밥솥 뚜껑을 열면서 자연 스팀 맛사지 시작! 하면서 밥을 펐더니
정말 힘도 안 들고 얼굴도 예뻐지는 듯 했다.
노숙자 들이 먹을 700명 분량의 밥을 하는 일은 그래서 힘들지 않고 즐겁다.
물맛사지와 스팀 맛사지를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지박 만한 가스 밥솥을 열고 한 시간 동안 밥을 푸면
안경을 쓰고는 도저히 앞이 안보일 정도로 김이 서리고
얼굴에선 비 오듯 땀이 흐르게 된다.
이번 주일엔
의정부 은혜치과의 원장님이신 유 집사님 가족과
그 분의 친구인 김 집사님 가족이 밥을 푸러 오셨다.
새벽 4시에 이 일에 봉사하러 오셨는데
안경에 김이 서리자 안경을 벗었다.
그 많은 밥을 다 푸고 난 그 분들의 얼굴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얼굴로 보였다.
땀으로 세수한 것 같은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사모님이 말씀하신 자연 스팀 맛사지 정말 좋아요!
자연 스팀 맛사지 계속하면 그동안 고민이었던 기미도 다 없어질까요?”
“그럼요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
내일은 그 분들에게 물맛사지의 신비를 알려주려고 한다.
노숙자들이 먹을 김치를 담그는 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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